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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비싸게 팔렸나

4COINS 2010. 9. 18. 09:38

1.

지난주 게임업계는 아이덴티티게임즈가 중국 2위 게임업체인 샨다게임즈에 인수된 사건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인수 자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분 전체를 넘겨받는 데 샨다가 지불한 비용이 무려 9500만달러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화로 약 1113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조이맥스를 인수 당시 지불한 금액의 두 배 정도 됩니다.

샨다는 텐센트에 이은 중국 2위 게임업체입니다. 한국 게임회사를 인수한 건 액토스소프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구요. 샨다는 2004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액토즈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을 유통하며 순식간에 몸집을 불렸고, 판권을 갖고 있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버렸는데, 당시 액토즈를 인수한 금액이 9165만달러였습니다. 액토즈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같은 코스닥 상장사인 조이맥스를 600억원 정도에 흡수한 걸 생각하면 '현재로선' 아이덴티티게임즈에 지불한 가격은 좀 과한 게 아니었냐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게다가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이번 계약으로 독립적인 경영권과 게임개발권을 보장받는 조건을 내걸어 앞으로 안정된 개발환경까지 보장받았거든요. 최소한 중국에서 잘 나가는 한은.

물론 아이덴티티게임즈를 과소평가하는 건 아닙니다. 넥슨이 네오플을 가져갔을 때도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했거든요(지금은 쑥 들어갔죠)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처녀작 '드래곤네스트'를 넥슨을 통해 유통하며 실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줄곧 받아온 개발사입니다. 드래곤네스트는 2008년 지스타 때 전시됐던 걸 본 적이 있고 저도 직접 만져보기도 했는데 꽤 호평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샨다는 100억원 가량을 드래곤네스트에 투자했고 나오자마자 중국으로 가져갔죠. 꽤 잘나갑니다. 중국 내 동시접속자수는 50만명 정도의 중대박으로 온라인게임 순위에서 10위권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동시접속자수가 5000여명 이하로 떨어진 상황.

인수가격이 비싸진 이유는 과열경쟁 탓이 큽니다. 이번 인수전은 샨다게임즈와 NHN, 넥슨, 그리고 텐센트(왜 기사에 나오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등 4파전으로 압축됐습니다. 하지만 넥슨은 올해 초 엔도어즈와 게임하이를 각각 2000여억원씩에 인수하면서 일찌감치 실탄이 떨어졌고, NHN 한게임은 나머지 2개 회사에 비해 조건이 너무 떨어졌다는 전언입니다. 마지막까지 텐센트와 샨다가 경합을 벌였죠. 텐센트는 이미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네오위즈게임즈 '크로스파이어'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만큼 '될성부른 떡잎'인 드래곤네스트에도 욕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꽤나 올라갔다고 하네요. 그러나 아이덴티티게임즈 경영진은 논의 끝에 이전부터 인연이 있던 샨다를 택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 게임사들은 어느새 국내 게임업체들의 규모를 추월한 지 오래입니다. 인구를 앞세운 내수시장의 힘일 겁니다. 중국 1위 업체인 텐센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만 13억990만달러에 이릅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의 2009년 전세계 연결매출이 72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뭉칫돈을 긁어모으고 있는지 아시겠죠. 이미 리니지 수준의 게임은 '뚝딱' 만들어내는 중국 게임사에게 부족한 건 하이레벨, 고사양, 고퀄리티 게임입니다. 이를 한국 업체를 인수하면서 보완하겠다는 거죠. 텐센트만 해도 리로디드, 탑픽, 레드덕 등의 스튜디오에 지난해부터 230억원 정도의 자금을 풀었습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와 같은 대박을 낼 수 있는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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