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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유희문화연구소
닌텐도 본사 건물이 직사각형인 까닭은 -교토 닌텐도 방문 뒷얘기- 본문
1.
아래는 기사에 나오지 않은 내용을 간추린 일문일답. 농담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부탁받았던 질문도 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도 게임의 구동이 가능해졌다. 소니, MS말고도 다른 경쟁자들이 생긴 셈이다. Nintendo of America 레지 사장이 ‘닌텐도의 라이벌은 애플이다’라는 언급을 할 정도로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지.
일단 저희는 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를 하기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닌텐도답고 닌텐도만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소프트를 제공해야 하겠지요. 예를 들자면, Nintendo of America 레지 사장도 말했겠지만 ‘마리오’ 게임은 아이폰으로는 출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닌텐도는 엔터테인먼트에 철저를 기하고 그에 적합한 소프트와 하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고객 분들이 플레이 하실 때 역시 게임은 이 제품이 가장 재미있어! 라고 말을 하실 수 있도록 말이죠. 예를 들면 외출을 할 때, 가지고 나가기 편해서 즐기기에 좋은 제품이 있고 좀 더 본격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런 것이 좋아라는 이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차이를 잘 파악해서 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폰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는 반면 쾌적하게 느끼실 수 없는 게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닌텐도가 만든 게임을 아이폰에 적용시키자면 터치 조작만 가지고는 쾌적하게 즐길 수 없는 게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DS 이외에 다른 차세대 게임기기가 개발 중인지.
일단 현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두고 여러 제품을 개발 중이기는 합니다만, 언제 발매 하겠다라는 정보를 드리기는 힘들다.
-비디오 게임시장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비디오 게임 시장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향후에 게임시장에서 닌텐도가 어떤 위치를 점할지.
일반 산업이라면 그 산업의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느냐 작아지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실적이 좌우될 수도 있겠지만, 오락이라는 테마에서는 명확히 단정지어서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닌텐도의 실적도 커지느냐고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닌텐도가 시장에서 몇 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느냐는 것은 얼마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체 시장규모는 크게 관계가 없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를 들자면, 헐리우드 영화라고 해도 5작 정도 엄청나게 히트를 친 영화가 나온다면 아마 전년보다도 매출이 크게 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게임 시장규모가 조금 축소된 것은 그 정도의 새로운 게임 소프트웨어의 출시가 전년에 비해서 줄어들었다는 것에 비추어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시장규모를 다른 관점에서 또 한 가지 말씀 드리자면, 재미있는 저가의 게임이 많이 판매된 경우의 시장이 건전한 시장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따라서 어떤 기준에서 규모를 판단하느냐, 단순히 규모가 크다고 해서 게임시장이 건전하다고 생각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Wii의 판매가 점점 떨어졌는데 상황을 타개할 새롭고 독특한 게임이 있는지.
말씀주신대로 올해는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하면 새로운 게임기의 하드웨어가 나왔다거나 Wii Fit가 나왔을 때처럼 그렇게 강한 임팩트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하지만 세계적으로 Wii 자체가 7,500만대 이상 팔렸고, 일본시장과 미국시장에서 발매될 예정인 Donkey Kong Returns라는 게임이 새롭게 발매될 예정이기 때문에 기대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좀 더 새로운 닌텐도만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혹시 닌텐도가 만드는 다른 게임을 타사의 하드웨어에 이식할 생각은 있으신지.
닌텐도가 직접 개발한 소프트는 그렇게 할 계획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태블릿 PC가 나왔는데, 스마트폰과는 다르게 화면이 커졌고 좀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지.
일단 그런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가진 강점 중에 하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일체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를 즐기기 위한 가장 적절한 하드웨어 등의 강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수익성 면에서 그런 점이 약점이 될 수 도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끈질기다;)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그렇게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가 많아지면 역으로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하드웨어 A,B,C 모두에서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특정 하드웨어에서는 판매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가격을 인하하게 될 것이고 그 다음단계로 소프트웨어가 가진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이상의 이유로 멀티 플랫폼이 가진 약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개발 측면에서 멀티 플랫폼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때는 소프트웨어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베스트 퍼포먼스의 하드웨어를 고려하게 됩니다. 다른 플랫폼을 선택을 하게 되면 한 두 가지 정도의 기능을 삭제시켜 어느 정도 해당 플랫폼에 맞추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을 하게 됩니다. 개발팀의 경우에도 한 가지에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소프트웨어의 이식만 담당하는 팀이 생겨버리면 회사 내에서도 마치 2군 3군과도 같은 구조가 생겨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닌텐도가 아닌 다른 회사에 있었어도 자사 소프트웨어를 다른 플랫폼으로 만드는 행위는 지양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제조되는 구조에 있어서 여러 가지 형식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예를 들자면 공예품을 만드는 것처럼 굉장히 섬세한 부분까지 고려를 해서 제작을 진행하게 됩니다. 단, 채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네요.
-현 상황의 닌텐도를 가지고 위기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론 경영적인 면에서 드릴 수 있는 이야기와 개발적인 측면에서 해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판매되는 제품이 작년에 비해서 적은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아마 금년 라인업이 작년보다 적었다라는 의견을 가지실 수 있겠지요. 물론 나타나 있는 숫자상의 데이터만 본다면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개발인력(외부 인력 포함)은 2000명 정도가 되는데 2000명 정도 되는 인력이 이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결과를 내었다는 것에 대해서 크게 부담감을 느끼거나 말씀주신 것 처럼 위기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매출 또한 2년 연속 약간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과거 워낙 높은 매출을 보였기 때문에 약간 내려온 것이 크게 느껴질 수 있겠지요. 과거 매출추이를 비교해 보면 지금이 4번째 정도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결코 규모적 면에서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높은 매출수준에서 조금씩 내려오다 보니, 어느 정도 그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하 좀더 잡담 심취모드.
-올 해 슈퍼마리오를 개발하신 지 25주년. 전세계적으로 2억장 정도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리오가 대표에게 주는 의미는.
마리오라는 캐릭터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동키콩이라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물론 그 게임은 제 초기의 작품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마리오 캐릭터가 성장해서 슈퍼 마리오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리오 전체로 말씀 드리자면 30주년이 되겠네요. 슈퍼 마리오가 가진 의미라는 것을 말씀 드리자면, 먼저 동키콩이라는 게임부터 설명 드려야겠네요. 이 게임은 게임센터에서 유행하던 게임이었지요. 그에 비해서 슈퍼 마리오는 가정용 게임기인 패밀리 컴퓨터에서 유행하던 것으로 일본 중의 많은 분들이 즐겨주실 정도로 인지도 높게 알려졌던 게임입니다. 직후에는 해외에서 판매를 시작하여 유럽 미국 등의 세계 각국에서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던 것은 처음으로서, 당시 플레이 하셨던 분들은 닌텐도가 일본 회사인 것조차 모르고 즐기실 정도로 자연스럽게 게임을 해주셨던 것은 굉장히 큰 의의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마리오의 나이가 얼마나 되느냐.
일단은 개인적으로 24~26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리오는 만들어질 때부터 계속 그런 나이로 설정이 되어 있었지요(웃음). 시리즈가 거듭날수록 점프하는 높이는 높아졌네요.
-마리오는 대체 어떤 나라 사람이냐.
미국 국적의 이탈리아 사람. 정확히는 뉴욕에 살고 있는 이탈리아계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입니다. 원래부터 저는 미국을 타겟으로 게임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만, 처음의 마리오브라더스라는 게임이 뉴욕을 무대로 한 게임이었습니다.
-따로 건강유지의 비결은 있나.
그것은 물론 닌텐도 Wii Fit겠지요!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자기 자신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없어 20살 정도부터 계속 동일한 느낌입니다. 팀에서 20살 정도 되시는 젊은 분들이 항상 함께 일하고 있어 이런 부분도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운동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만, 40대가 되면서 그런 기회가 점점 줄어 들어서 수영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포럼에서 받은 질문.
-사외에서는 ‘게임의 신’, ‘게임업계의 스필버그’ 등으로 불리지만, 개발 부서 내에서는 ‘귀신’,’도깨비’ 등으로 불린다고 들었는데. 어떤 식으로 게임 개발에 참여하나.
원래부터 저는 게임디자이너, 게임 디렉터 등의 게임을 계획하는 일을 하였습니다만, 도중에 프로듀서로 명칭을 바꾸게 되었지요. 프로듀서라는 것은 한 개의 타이틀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하지요. 무슨 일인지 설명해 드리자면, 담당 팀들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을 발견을 해서 보충하는 일을 하게 되지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만약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게임 내부적인 내용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기술자 안에서도 팀 편성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일을 돕기도 하고 멤버를 바꾸기도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한 가지 역설적인 점은 가장 한가롭게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팀이 가장 잘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이 잘 되지 않을수록 바쁘게 되지요. 최근에는 저는 인터페이스를 포함해서 원래부터 공업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하드웨어 디자인이나 본체의 기능을 정하는 부분에도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꽤 폭넓게 다음에는 어떤 게임기를 설계해야 할 것인지?, 몇 년 후에는 어떤 타이틀을 만들 것 인지에 대해서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그룹으로 팀을 나누게 되는데 그 안에서 게임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떤 테마가 좋을 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의 반나절 정도는 이메일을 확인 하는데 사용하고 있지요(대표는 이 대목에서 정말-_-; 쓴웃음을 지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닌텐도의 게임철학은. 이런 것은 해야 한다, 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같은 것이 있다면 (여기서 닌텐도의 온라인 철학으로 답변. 통역미스가 났던 듯;)
온라인 게임 쪽을 얘기 드리자면 굉장히 어렵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닌텐도는 온라인에 대해서 <안심, 안전, 무료>라는 테마를 정하고 있습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엔터테인먼트로서 뭔가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해서 즐겨 주실 때에는 아이에게는 ‘안전’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고, 부모에게는 ‘안심’이라는 부분이 중요하게 됩니다. 패키지에 일정 비용을 지불해서 계속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막대한 비용을 사용하지 않고 패키지를 구입하면 어느 정도의 즐거움이 보증되는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도 개발이나 설계 부분에 있어서도 비용이 소요되게 되어 과금이 필요하게 될 경우도 있습니다만, 일정 부분의 돈을 지불했다면 그 가치를 더 높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함께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패키지를 만들거나 패키지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에도 놀이의 사행심을 너무 자극하지 않는 쪽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하는 게임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굉장히 비싼 카드나 좀 더 다른 무기를 손에 넣기 위해서 필요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는 그런 부분은 닌텐도에서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무선 통신을 이용해서 닌텐도 DS 및 닌텐도 DSi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서로 같이 얘기도 나누고 자신이 플레이 했던 기록들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얻으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 게임과 같은 종류의 온라인 게임을 만드실 계획은 있으신지?
앞으로의 일은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현재 진행 중인 것은 없습니다.
-현재 담당하고 계신 타이틀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세보지 않아서 말씀 드리기 힘듭니다만, 질문을 받으면 7개 타이틀 정도에 관여하고 있고 완성 단계에서는 2개 타이틀 정도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닌텐도 3DS에서 즐길 수 있는 소프트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Wii가 선도했던 체감형 게임 시장에서 지금은 MS에서는 키넥트를, Sony에서는 무브를 발매하며 잇달아 체감형 게임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체감형 게임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건 우리가 지향했던 방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쩌는 Wii부심). 이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굉장히 기쁘고 예전에는 아날로그 스틱에서, 그리고 지금은 Wii의 인터페이스에서 선도 기업, 표준 소비 기준이 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닌텐도 제품이 가장 먼저 체감형 게임을 제안했다는 것 이외에 비용 측면에서도 간단한 구성으로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한, 제한과 한계점이 적은 환경에서 체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명이 동시에 간편하게 체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는 Wii 밖에 없지 않나요?
-일본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어찌보면 장인정신이다. 5년, 10년 걸려 만드는 것을 보면 감탄스럽다.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천재가 필요한가, 여러 명의 범재가 필요한지.
양쪽 모두 필요합니다. 게임 개발이 세분화되면서, 여러 스페셜리스트가 모여 함께 게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때,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한 가지 결론으로 정리하는 역할의 리더가 존재하지 않게 되면, 그 게임은 좀처럼 완성되기 어렵고, 점차 비용도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팀의 운영상 다수의 팀원들과 여러 의견을 한 가지 결론으로 정리하는 한 명의 확실한 리더가 존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121살을 먹은 ‘괴물’ 닌텐도는 1889년 화투 제작사로 출발했다. 1977년 게임사업에 진출한 닌텐도는 오락실용 ‘동키콩’과 가정용 ‘패밀리’, 휴대용 ‘게임보이’ 등을 내놓으며 게임시장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2년 이와타 사장 취임 이후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2004년), ‘닌텐도Ds Lite’(2006년), 가정용 게임기 ‘Wii’(2006년)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일본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던 2008년, 닌텐도는 태양처럼 빛났다. 당시 닌텐도는 매출 1조8386억엔과 영업이익 5552억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당시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기업’에도 선정됐다. ‘잘나가는’ 구글(2위)과 애플(3위)을 제친 순위다.
사정이 이상해진 것은 1년 전부터다. 닌텐도 주력 게임기 ‘위(Wii)’는 지난해 11월 127만대가 팔렸다. 경쟁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360’은 137만대가 팔려 닌텐도를 앞섰다. 이어 닌텐도는 2010년 실적 전망도 당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을 당초 1조4000억엔에서 1조1000억엔으로 낮췄고 영업이익도 2100억엔으로 대폭 줄였다. 지난해 상반기(4월~9월)에는 7년 만에 적자를 봤다. 한때 연간 판매량 3000만대에 달하던 NDS는 올해 670만대로 떨어졌다. 2008년 2500만대를 판매한 주력 게임기 위는 497만대를 파는 데 그쳤다.
닌텐도는 위기일까.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지면에 들어간 기사에서 한참 썼다. 닌텐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불안하다. 필자 역시 교토의 닌텐도 본사를 들르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느꼈다. 타파할 방법은 있을까, 해법을 들으러 갔다. 그리고 본사에서 만난 미야모토 시게루 대표이사는 “위기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완전히 당황해 버렸다. 미야모토 대표 왈, “매출이 2년 연속 ‘약간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과거 워낙 높은 매출을 보였기 때문에 약간 내려온 것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과거 매출추이를 비교해 보면 지금이 4번째 정도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결코 규모적 면에서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낙 높은 매출수준에서 조금씩 내려오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소리다. 시장이 듣고 싶어하는 건 그런 말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3.
처음 만난 미야모토 대표는 패셔너블했다. 블루진에 잘 어울리는 비즈니스캐주얼, 코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환갑에 가까운 나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뭐, 미야모토 대표에 대해서는 좀 더 오타쿠적인 이미지를 기대했는데 도요다 켄 홍보이사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거짓말이다.
4.
닌텐도 본사 건물은 하얗고, 직사각형에, 그 흔한 마리오 캐릭터 하나 그려져 있지 않다. 정신과 병동 같다고 말하니 한국닌텐도 홍보팀도 동의했다. 물론 한국말로. 도요타 켄 이사에게 물었다. “닌텐도 건물이 직사각형인 이유는 전 사장이 사각형을 좋아했기 때문이라는데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뭐라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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